사라지지 않는 간판들_직접 만든다, DIY 간판





사라지지 않는 간판들
오래된 한글 간판으로 읽는 도시




글. 장혜영
정리. 김아영




직접 만든다, DIY 간판


주인이 직접 만든 간판들은 기성 재료가 아닌 일상의 소재들을 재활용한 것이 많아 만든 이의 기발함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창신동에 있는 2평 남짓한 철물점 앞에는 '열쇠수리'라고 적힌 손 간판이 걸려 있는데,
빨간 매직으로 글자를 적고 청 테이프를 둘러 색에도 포인트를 주었다.
사장님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글씨를 찾고 있다고 하자, "이게 딱 그거네. 내가 직접 쓴 거니까"라고 답했다.
이렇게 손 글씨로 적은 간판을 보며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어내는 기지를 느낄 수 있다.








시트지를 직접 잘라 여닫이문에 붙여 작은 간판을 만들었다.
손으로 쓴 반듯한 글씨에서 튀어나온 획을 동그랗게 표현해 글자 하나하나에 다정한 마음을 담았다.




이전 간판을 재활용하는 경우도 종종 보이는데, 폐업한 간판 위에 대범하게 페인트 혹은 매직으로 글자를 적어 리폼한 옷처럼 독특한 느낌을 준다.

일상적인 물건 자체가 간판이 되기도 한다. 접이식 바둑판을 재활용해 입간판으로 사용하고 생수 통에 물을 채워 주차금지 표지판으로도 삼은 것이다.




분명 간판은 거리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지만, 효과가 있을 때까지 이렇게도 저렇게도 바꾸어보고 덧붙여보면서 만들어가는 모습이 흥미롭다.

가게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계속 변모하는 간판은 거리에 생기를 더하고 그 역동성은 도시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어디서든 어떻게든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던 고민의 흔적, 노력의 과정이 간판의 형태가 아닐까.


※ 위 글은 『사라지지 않는 간판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글 전문은 책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장혜영
삶으로 메시지를 쓰고 싶어 캠페인을 만들고 글을 쓴다. 마음에서부터 환경의 변화가 시작된다는 생각으로

에코 라이프 매거진 『green mind』를 창간했고, 장애를 만드는 건 사회적 환경이라는 생각으로 보행 약자를 위한

<특별한 지도 그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11년부터 사라져 가는 오래된 한글 간판들을 필름 카메라로 기록하고 있으며,

잊혀져 가는 도시 풍경을 담은 사진집 『버리지 않는 마음』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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