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FEATURE
위로의 디자인

 

청춘은 물론 그 누구라도, 적절한 시기에 조언을 듣고 영감을 얻고 위로를 받는 일은 중요하다. 그로써 우리는 스스로의 마음을 경도하고 또 다시 앞으로 나아갈(혹은 뒤로 물러날, 그러니까 행동을 취할) 힘을 얻게 되므로. 어정쩡한 충고나 조언은 제쳐두고, 여기에 다만 ‘위로, 영감, 행복’ 등 정신적 가치를 지닌 디자인들을 펼쳐놓는다. 이 작품들은 단순하고 깊이 있다. 작가 개개인의 삶의 경험과 가치관이 담겨 있어 깊고, 거창한 이론이나 개념을 담고 있지 않아 단순하다. 그것들은 그저 자신의 쓰임을 통해 보는 이들의 마음과 생각에 영향을 미칠 뿐이다. 해석은 각자의 몫이다. 그저 이 페이지마다 담겨 있는 작품들이 건네는 다양한 감정들이, 필요한 자에게로 가 영감을 주고 위로를 주고 휴식을 주며 효용 되길 바란다.

 

 

 

 

 

들을 수 있다는 축복

들어서 좋은 소리가 있고 좋지 않은 소리가 있는데, 돌고래의 휘파람 같은 숨소리나 해파리가 우아하게 유영하는 소리를 듣는 일은 거의 축복에 가깝다. 어떠한 생명체가 내는 소리는 생명이 담겨 있어 신비롭기 마련인데, 특히 해양 동물들의 소리는 낯섦을 넘어 경이로운 감정까지 불러일으킨다. 수족관에 갇힌 동물들이 행복할 리 없건만, 그들을 보고, 더불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치로 인해 우리는 감동과 평안을 얻을 수 있으니 미안하고 고마운 일이다. 아름다운 그들의 생명력에서 우리 또한 생명력을 얻고 있으니.

에디터. 유인경

HARK

/ Sound Amplifier For Aquarium Experiences

Hark는 소리를 증폭시키는 장치이다. 수족관에 결여되어 있는 기능, 즉 수족관 속 바다 동물들의 소리를 외부 세계로 증폭시켜, 시각적으로만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상황에서 청각적인 정보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방문객들은 박물관이나 아쿠아리움에 입장할 때 이 소리 증폭 장치인 Hark를 제공받아 방문 내내 개인적으로 수족관 속의 소리를 들으며 즐길 수 있다. 이 장치는 어른과 아이들이 모두 즐겁게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간단한 세 단계만 거치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Hark(듣다)’는 수족관을 방문하는 동안 사람들이 해양 동물들의 아름다움을 가까이 느끼는 동시에 보다 높은 학습 경험을 하도록 만들어 준다.

Cenk Aytekin

창의성과 도전 정신이 투철한 Cenk Aytekin는, 최근 스웨덴의 Umea Institute of Design에서 제품디자인 석사 과정을 졸업한 터키의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이다. 그는 이스탄불의 Mimar Sinan Fine Arts University에서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을 전공하며 예술과 디자인의 기초를 공부했다. 재학 중 이스탄불의 Ypsilon Tasarim에서 가구, 식기와 유리 제품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그는, 그곳에서 2년간 일하는 동안 자신의 디자인 능력을 더욱 개발하고자 하는 충동을 느껴 스웨덴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인 학교 ‘Umea Institute of Design’에 진학해 공부했다. 석사 1년~2년차에 그는 세계적인 주요 디자인 스튜디오, Atlas Copco(뉴욕), Örebro와 Philips Healthcare(아인트호벤)에서 일하며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사람들의 삶에 있어서 디자인이 미치는 영향력을 목격하게 된다. 그는 “그렇게 3년간의 보람 있는 작업, 아름다운 동료애, 그리고 경이로운 개인 여행을 마친 지금, 앞으로 내 디자인 경력이 기대된다”고 말한다.www.cenkaytekin.com

 

 

 

 

 

 

초록,

나는 어렸을 때부터 안경을 꼈는데, 멀리 있는 초록을 보면 눈이 좋아진다는 말을 듣고 먼 산들을 열심히 쳐다보았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나이를 먹고 사무실에서 기사를 쓰고 있다. 사무실이 건물로 빼곡한 도심에 있지 않은 행운(?) 덕에 각종 풀들과 늪, 나무와 그에 따른 벌레들을 가까이하며 살고 있다. 머리가 가득 찼을 때, 밖에 나가 산과 풀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눈이 좋아지는 건 몰라도 뇌 속으로 푸른 공기가 차는 느낌은 받는다. 어쨌거나 ‘초록’은 힘이 있다. 도심에 녹지를 조성하기 위해 나라에서 지원도 받으며 건물 옥상 곳곳에 정원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독일 등 해외의 여러 나라에서는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온 일이고 국내에서도 환경주의의 바람과 함께 관심을 끌기 시작한지 한참이다. 그러나 사실 사람들이 건물 꼭대기에 식물 비슷한 것을 심은 건 고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중세 이집트의 도시 푸스타트에는 높은 건물들이 많았는데, 11세기 초 나시르 쿠스라우는 그 건물이 14층에 달했으며 맨 꼭대기에는 옥상 정원이 있었는데, 관개를 위해 황소가 끄는 수차까지 갖추고 있었다고 했다. 역사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넓은 세계이지만 여기서는 초록에 대한 아마추어적인 애정으로 스칸디나비아식의 몇몇 집들을 담는다.

노르웨이,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에서 볼 수 있는 스칸디나비아의 전통적인 지붕 양식인 소드 루프(sod roof, 혹은 turf roof)는 나무판으로 된 경사진 지붕 위에 여러 겹의 자작나무 껍질을 얹고 그 위를 또 잔디 등으로 덮는 형태이다. 선사시대부터 시작되어 바이킹과 중세 시절에는 가장 흔한 양식이었다고 한다. 이 지붕은 집의 무게중심이 되어주고 단열효과가 크며, 식물들이 자리를 잡으면 견고해져 집의 수명을 길게 한다. 이 소박한 집들로부터 문화와 환경, 사람살이를 배경으로 태어난 ‘디자인’의 자연스러운 덕목에 대해 생각한다. 자연의 실제적, 정신적인 가치는 더 말할 것이 없는 동시에 초록을 향한, 거의 불변하는 인간의 애정을 느낀다. 그리고 바다와 식물, 청춘 같이 초록색인 것들을 떠올린다. 그것들은 모두 아름다우며 나이 들지 않는다.

에디터. 박선주

 

green roof

녹색 지붕이라고 불리는 현대의 그린 루프(green roof 또는 living roof)는 부분적 혹은 전체적으로 식물로 조성된 건물 지붕을 의미한다. 식물들은 방수가 되는 막 위에 심겨지고, 추가적으로 방근재나 배수 및 관개 시스템을 포함하기도 한다. ‘green’이라는 표현은 녹색이라는 색채가 아니라 환경보호주의적인 뜻에서 쓰인 것이다. 그린 루프는 빗물을 흡수하고 단열을 하는 효과가 있으며, 도심의 온도를 낮추고 열섬효과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사람들에게는 초록과 쉼을, 인간 외에 다른 생명체들에게 서식지나 통로 등의 공간을 제공한다.

 

 

 

 

 

부유한다는

<Little Shining Man>

둥둥 떠다니는 구름을 보고 문득 감탄할 때가 있다. 자유로운 몸짓으로 하늘 위를 떠다니는 것에 대한 동경은, 저 멀리 아득한 옛날로부터 이어져왔다. 현재에 와서 동력을 통해 지구라는 공간을 넘나들게 되었지만, 여전히 떠다니는 것에 대한 꿈은 존재한다. 그러한 꿈이 연이라는 것을 만들어 냈으리라, 자연을 느끼며 자유로의 떠다니는 연 말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헤더(heather)와 이반 모리슨(ivan morison)의 <Little Shining Man>은 자유로움과 신비로움이 공존한다. 그간, 그들은 과학적 상상력을 통해 하늘 위에 다양한 조형물을 띄우는 독특한 작업을 선보여 왔다. <Little Shining Man>은 헤더 & 이반 모리스 스튜디오, 그리고 디자인 스튜디오 퀸 + 크로포드와 건축 디자이너 샤시의 협업을 통해 제작되었다. <Little Shining Man>를 위해 탄소섬유로 제작된 작은 1,700개의 시그먼트를 엮어 하나의 거대한 4각의 큐브로 만들어냈다. 경주용 비행기를 유인하기 위해 개발되었던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Alexander Graham Bell)의 ‘tetra’ 연을 기본으로 1,700개의 작은 연을 하나의 큰 연으로 엮는 원리로 제작되었다. 거대한 입방체로 꽉 짜여진 배열을 가지고 있지만, 초경량 소재를 활용하여 연이 자유롭고 지속적으로 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청춘이 지나면 꿈은 물리적으로 인쇄되어 버리지만, <Little Shining Man>는 우리에게 청춘의 공상 과학소설이 현실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단 한 번의 이 우아한 조각이 하늘을 부유하는 비행이 허황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허황된 이상인 동시에 디자인과 건축을 위한 실용적인 응용 프로그램을 내포하고 있다.

에디터. 이지영

 

Little Shining Man

Carbon fibre, 3D printed joint

system, Cuben Fibre.

Commissioned by Dandara, Jersey

2011

 

Heather and Ivan Morison

헤더 피크는 영국 출생이며, 이반 모리슨은 터키 출생이다. 그들은 현재 영국의 브라이튼과 노스 웨일즈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 세계 여러 나라의 레시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공학적 상상력을 작품에 투영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www.morison.info

 

 

*본문의 나머지 기사는 지콜론 7월호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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