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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의 온기_잠재력이여 솟아나라, 시금치 (해외배송 가능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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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의 온기_잠재력이여 솟아나라, 시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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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의 온기

내가 먹은 채소에 관한 40가지 기억

 

 

. 김영주(제로위크)

그림. 홍명희(홍양)

정리. 이가람


 


 


 



도대체 시금치에는 어떤 성분이 들어있길래 뽀빠이는 초인적인 힘을 낼 수 있었던 걸까? 시금치에는 비타민은 물론

칼슘과 철분, 엽산 등 영양이 가득하다. 뽀빠이가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이러한 시금치의 풍부한 영양분,

그리고 올리브를 향한 강한 열정때문이 아니었을까.

실제로 시금치는 추위에 강하다. 겨울 시금치는 얼었다가 녹기를 반복하면서 점점 향이 좋아지고 당도도 높아진다.

포항이나 남해같이 해풍이 강한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는데, 바다 사나이였던 뽀빠이가 시금치 통조림을 먹고

힘을 낸 것과 연관이 있는 듯도 하다.

 

시금치를 맛있다고 느낀 것은 봉천동에서 혼자 첫 자취생활을 시작하게 된 이후였다. 수입이 변변치 않아

빠듯하게 지내던 시절이어서 볶음밥이나 비빔밥 같은 한 그릇 음식을 자주 해 먹었다. 재료는 주로 엄마가 보내주신

반찬의 잔여분, 그마저도 없을 때는 삼각김밥 하나로 하루를 버티기도 했다. 긴 직사각형으로 생긴 반지하 자취방에는

아주 조그만 창이 나 있어서 때로는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언젠가는 내게도

빛이 보일 날이 있겠지

 

우울한 생각이 들 때는 무작정 밖으로 나가 몇 정거장이고 걸었다. 한겨울이었다. 하루종일 일 하고 또 새벽에는

내 글을 쓰는 일상이 지속되었다. 그럼에도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았던 그 겨울. 결국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마저 중단됐다.

조그만 자취방 냉장고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주머니도 비었다. 나는 내 유일한 재산인 책 중에서 제일 상태가 좋은 책

여러 권을 배낭에 가득 넣어 헌책방으로 향했다. 허리가 휘청했다. 책을 팔고 나니 2만 원이 손에 쥐어졌다.

이것으로 일주일 치 장을 보기로 했다. 마트에서 우유, , 달걀 같은 것들을 사던 중에 새삼스레 시금치를 만났다.

파릇파릇한 겨울 시금치는 가격도 착했다. 무엇보다 저걸 먹으면 내가 건강해질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에서 본대로 냄비에 물과 소금을 넣고 끓이다가 시금치를 넣고 아주 짧게 데쳤다.

냄비를 가득 채우던 시금치 한 단은 순식간에 한주먹거리가 되었다. 데친 시금치의 물기를 꼭 짜서 참기름과

간장을 약간 넣고 조물조물 무쳤다. 처음 만든 시금치나물을 안주 삼아 맥주를 마셨다. 생각보다 맛있었고

빈 책장을 보니 궁상맞게 눈물이 났다. 책 한 권이 시금치 한 줌이 되었구나. 그때가 벌써 아득하게 느껴지다니

사람 마음이란 참 갈대와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2010)에는 노장 아나운서 마이크로 분한 해리슨 포드가 등장한다. 나는 이 영화에서

마이크가 프리타타를 만드는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 모닝 쇼 PD로 의욕을 불태우는 신참 베키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국민 아나운서 마이크. 마이크는 자신을 설득하러 왔다가 소파에서 그대로 잠들어버린 베키가 깨기 전에

아침을 준비한다. 아마도 굳게 닫혀있던 그의 마음이 열리고 있다는 의미가 바로 프리타타 아니었을까.

(그의 설명에 의하면) 메릴랜드 목초지의 암탉이 낳은 진짜 달걀로 만든 프리타타는 어떤 맛이었을지 궁금하다.



 


프리타타는 달걀을 풀어 채소, 육류, 치즈 등을 넣고 두껍게 익힌 이탈리아식 요리를 말한다.

오믈렛과 비슷하지만 프리타타가 좀 더 두툼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프리타타를 만들 때 넣는 채소 중 시금치는

환상의 조합이다. 달걀과 우유를 섞은 물에 시금치와 햄, 베이컨, 치즈, 소금, 후추 등을 넣고 냉장고 속의 채소 몇 개를

더 추가하거나 하지 않은 후 오븐에서 구워주면 되는데, 오븐이 없다면 전자레인지에 3~5분 정도 돌리면 된다.

그러고 보니 마이크의 프리타타에 시금치가 들어갔던가? 그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어쨌거나 프리타타에는

시금치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겨울에는 시금치 커리에 도전해보았다. 인도 커리를 먹으러 가면 우리 부부가 가장 많이 시키는 것은

콩이 들어간 달 마크니와 시금치가 들어간 팔락 파니르이다. 집에서도 팔락 파니르를 만들 수 있을까.

레시피를 검색해보고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대충 흉내는 내 볼 수 있었다.

 

내가 만든 시금치 커리의 레시피는 다음과 같다.

우선 다른 채소는 많이 넣지 않고, 씹히는 맛을 위해 양파와 닭고기 정도만 준비한다. 시금치는 끓는 물에

아주 잠깐 데쳐서 믹서기에 넣고 갈아준다. 닭고기와 양파를 먼저 볶다가 고형 카레 조각을 넣고 끓이면서 갈아 둔

시금치를 넣고 휘저어 준다. 마무리로는 시중에서 파는 그릭요거트를 넣어주면 달고 상큼한 맛이 나는 시금치 커리가 된다.

진한 녹색의 커리는 흰밥과 잘 어울렸다. 부드럽고 맛있었다.

시금치를 먹으면 힘이 나는 뽀빠이처럼, 나 역시 시금치로 인해 힘을 얻던 시기가 있었다.

힘들기만 하다고 생각하던 때도 지나고 보니 이렇게 지면에 쓸 수 있는 추억이 된다.

물론 내게는 아직도 시금치가 필요하다. 오늘도 시금치를 먹으며 주문처럼 되뇐다.

잠재력이여 솟아나라!



 




 


- 위 글은 채소의 온기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저자 소개

 

. 김영주

미디어영상학을 전공했다. 시나리오, TV 드라마 등 영상 대본 작업에 참여하다가 콘텐츠창작팀 <종이밴드>에서

제로위크라는 필명으로 글을 쓰고 있다. 다음 카카오 브런치에서 채소의 온기소설 한 접시, 모락 x2

다양한 주제의 글을 연재 중이다. 먹는 것을 삶의 기쁨으로 여기며, 맛있는 글을 꾸준히 쓰고 싶다.

 

그림. 홍명희

패션디자인산업학을 전공했다. 교재 삽화 및 웹 소스용 일러스트 작업을 하다가 콘텐츠창작팀 <종이밴드>에서

홍양이라는 필명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다음 카카오 브런치에서 채소의 온기네 살 이야기, 그리는 맛

다양한 주제의 그림을 연재 중이다. 앞으로도 담담하고 따뜻한 느낌의 그림을 계속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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