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벽

: 벽으로 말하는 열네 개의 작업 이야기

 

. 이원희

인터뷰이. Mimi Jung

정리. 이가람

 

벽은 혼자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고

주인의식을 갖게 한다

위빙 디자이너(Weaving Designer), Mimi Jung

 

직조는 직물을 만들기 위해 실을 엮어내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실을 엮기 위해 베틀과 비슷한 원리의 직조기를 사용한다.

미미 정(Mimi Jung)의 직물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크기가 큰 나무 틀에 가로 방향의 씨실과

세로 방향의 날실을 교차하는 식이다. 작업의 결과물에 따라 나무 틀은 독특한 형태의 스테인리스 스틸이 되기도 한다.

간혹 실이 아닌 전혀 다른 성질의 재료를 섞기도 하지만, 그녀의 직물을 재료, 형태, 엮는 방식으로만 이야기하기엔

환기되는 점이 많다.

 

Mimi Jung

 

그녀는 직물이 만들어진 기법보다 재료와 구성요소의 조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녀의 바람대로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얼만큼의 시간과 기술이 필요한가에 대해 궁금할 수 있지만,

완성된 직물을 하나의 그림처럼 바라본다면 그 안에 실처럼 얽혀있는 감정을 읽을 수 있다.

그녀의 직물에는 고요한 바다가 숨어있고, 잔잔한 모래바람이 보이고, 소리 없이 강력한 돌풍이 불기 때문이다.

자세히 들여다봐야 보이는 것이 있다. 그러나 매일 매일 스치듯 봐야 보이는 것도 있다.

이렇게 미미 정의 직물은 일상에 스며들 수 있는 조용한 힘이 있다. 혼자 있는 시간과

그 시간에 작업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꼽는 단호함도 그녀의 직물이 갖고 있는 힘이다.

 

BLUE TO GREEN

Polymer and wood frame, 2015

 

본인의 소개를 부탁한다

나는 아티스트 미미 정이다.

  

지금 하는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그동안 많은 일을 시도해봤다. 그리고 지금의 일이 나에게 뜻이 통하는 유일한 것이다.

 

어느 곳에서 주로 작업하나. 동네가 당신의 작업에 끼치는 영향이 있나

미국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에서 생활하고 있다. 나의 작업은 대부분 비어있는 공간과 풍부한 빛에 의존하는데

이곳은 두 가지를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얻을 수 있다.

 

(중략)

 

 

ONE YELLOW SHADOW

Natural fibers on copper rod, 2014

 

작업실의 벽을 묘사해달라

모든 사람의 출입이 금지된 상태다.

 

당신에게 벽은 어떤 의미인가

벽은 혼자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고 주인의식을 갖게 한다 .

 

위빙의 매력은 무엇인가

위빙은 각각의 시간마다 완전히 독특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아주 천천히 말이다.

 

작업의 모든 과정을 혼자 해야 하는 위빙도 명상의 영역처럼 보인다. 작업하는 동안 어떤 생각을 하나

작업을 하는 동안 음악이나 팟캐스트를 듣는다. 하지만 너무 많은 생각에 집중하게 되면 위빙 작업은 고통에 시달린다.

 

초기 작업은 한 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조합이 눈길을 끌었다면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은 많이 차분해지고 더 깊어진 느낌이다. 내면의 변화인가

나의 삶은 매우 조용해졌다. 변화한 요소 중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한 것과 나이가 가장 큰 영향일 것이다.

이십 대 때의 작업은 매우 개인적이었고, 어두웠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TWILIGHT HUES 3

Natural fibers on copper rod, 2014

 

누군가의 벽에 걸린 당신의 작업을 발견하면 어떤 기분인가

집 안에는 남편과 나의 애장품을 모아놓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여러 해 동안 많은 아티스트를 알게 되었고

그 다음 몇 해 동안은 그들의 작업을 조금씩 집으로 가져왔다. 이와 마찬가지로 나의 수집가들이

그들의 집을 위해 작업을 의뢰한다면 정말 영광스러울 것이다.

  

지금까지 했던 작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

현재(인터뷰 당시) 갤러리 전시를 위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 전시는 야외에서 펼쳐지는 아주 멋진 기획을 하고 있는데

나는 동시에 세 사람이 들어가 누울 수 있는 직물 구조를 만들었다. 지금까지의 작업은 개개인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 작업은 새로운 단계인 셈이다.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생각이 막힐 때 제일 먼저 무엇을 하는가

나는 운이 좋게도 개인 작업을 하는 동안 힘들게 생각을 떠올린 적이 없었다.

 

(중략)

 

MUTED RIPPLES

Natural fibers and wood, 2015

 

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동기는 무엇인가

나의 아이디어다. 다 다른 성격의 아이디어 중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두 만들고 싶다.

 

당신의 삶과 작업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무엇이 있는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고독한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한 열쇠다. 하루 중 완벽하게 혼자가 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아주 짧더라도 나를 재충전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현재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인가

내구성이다. 위빙은 매우 전통적인 방식이고, 부서지기 쉽거나 연약한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나는 새로운 작업을 통해 이 부분을 발전시키고 몇몇 아이디어를 변화시키고 싶다.

 

FOUR TEAL WALLS

Natural fibers and powder coated steel, 2015

  

BLACK INTERIOR

Natural fibers and steel, 2015

 

Mimi Jung

www.mimijung.com

 

- 위 인터뷰는 책 그리고 벽에서 발췌하였습니다.

Mimi Jung의 인터뷰 전문을 비롯한 다른 아티스트 열세 팀의 인터뷰는 책 그리고 벽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저자소개

이원희

정은지와 함께 <AVEC> 매거진을 만들며 주로 상대방에게 질문하고 받아 적는 일을 한다.

꼭 답을 듣기 위해 하는 일은 아니지만, 예상하지 못한 답을 얻을 때가 더 많다.

가까운 미래의 목표는 사방이 책으로 둘러 쌓인 조용한 생활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다.

정은지

이원희와 함께 <AVEC> 매거진을 만들며 <AVEC>라는 이름으로 기획, 출판, 제작 등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 주로 사진 작업을 하고 있으나 디자인과 영상으로 작업의 범위를 넓혀 가는 중이다.

가까운 미래의 목표는 반려견 세 마리와 함께 전국 일주를 하는 것이다.

www.avecmagazine.kr



 
Copyright ⓒ 2010 지콜론 All rights reserved.
전화 031-955-4955   팩스 FAX : 031-948-7611   법인명 지콜론
주소 413120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42 3층    사업자 등록번호 [141-04-10919]
통신판매업 신고 제 2010-경기파주-2610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 홍윤표(yphong.sot@gmail.com)   대표자 이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