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반짝이는 보석을 찾아내는 시각

 

일상을 바꾸는 쓰레기들』 

조창원 작가와의 인터뷰

 

 

 

 

 

일상을 바꾸는 쓰레기들은 그야말로 평범한 일상을 바꾸는 쓰레기들에 관한 책이다. 더 깊이 들어가 엄밀히 말하자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아내는 사람들에 대한 책이다. 저자인 조창원 작가 역시 그러하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쓰레기 재활용 즉 리사이클, 업사이클에 관한 시의적이고 단발적인 콘텐츠를 다루고자 함이 아니다. 일상과 사물에 관한 좀 더 깊은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그는 말한다. “사물을 매개로 한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가 지루한 일상을 흥미롭게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고.

 

에디터 유인경 / 정리 이영일

 

먼저 이 책을 기획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몇 년 전, 우연히 외서나 외국의 웹사이트에서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업사이클한 디자인 작품들을 보게 되었어요. 그러다 업사이클이라는 개념에 대해 알게 되면서 국내에도 더 대중적으로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지콜론> 매거진에 업사이클 제품들과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기사를 썼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책까지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 담겨 있는 작품들은 업사이클이란 개념으로 묶여 있는데요.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업사이클 디자인이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 책에 담긴 컨텐츠들은 사실 업사이클을 중심으로 했지만 분쇄해서 재가공한 리사이클 제품도 있고 기존 제품을 사서 작업한 제품도 있습니다. 기존에 있는 제품을 다시 디자인해서 사용한다는 넓은 개념으로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업사이클은 수명이 다한 물건을 그대로 사용해 새로운 쓰임을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변형하거나 재단할 수는 있지만 분쇄하지 않습니다. 기존의 재활용은 화학 처리를 하거나 여러 공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또 다시 환경에 유해한 에너지나 독성 물질을 배출하지만 업사이클은 그렇지 않은 거죠.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업사이클은 오히려 기존 제품보다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긍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고 많은 경우 럭셔리한 면을 갖고 있어요. 업사이클 제품들이 결코 저렴하지 않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

 

Despark Hotel

-by Andreas Strauss

제 역할을 다한 콘크리트 파이프 여러 개를 간단히 재활용하고 자연 속에 설치한 것만으로 아늑한 호텔이 완성됐다.

 

이 책을 위해 다양한 디자이너들과 디자인들을 조사하고 취재하셨을 텐데요, 특별히 인상 깊었던 작품이나 디자이너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가비지Garbage라는 브랜드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질 에이헨바움Gilles Eichenbaum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40개국이 넘는 나라들에서 생활했고 20개의 직업을 가졌던 디자이너의 이력이 흥미로운데다 그의 작품들은 무척 예술적이면서도 실용적이에요. 한참을 바라볼 정도로 아름답죠. 어느 제품은 조리도구였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면서도 그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죠.

덧붙이자면, 비록 메일을 통해서였지만 디자이너가 푸근한 아저씨처럼 느껴질 정도로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있었어요. 한국에 처음 소개된다며 기뻐해서 저도 기분이 좋았고요.

 

Spoonlight Serenade, Canny-sur-Therain, [Y-noT]

-by Garbage

에이헨바움은 오래된 생활집기들, 주로 부엌용품들을 매혹적인 조명으로 만든다.

 

 

업사이클이란 주제 아래, 국내와 해외의 다양한 작품들과 디자이너들을 접하셨을 텐데요. 국내와 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 업사이클 디자인의 어떤 흐름이랄까? 어떤 차이점이나 공통점 같은 것을 느끼신 것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최근 업사이클 디자인의 동향이랄까요?

국내에서도 요즘 업사이클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이전에는 재활용을 사회적, 공익적 사업으로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이윤 추구의 비즈니스로도 가능하다는 인식이 생긴 것 같아요. 코오롱의 패션 브랜드 래코드같은 경우가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디자이너나 디자인업계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디자인 동향을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요. 다만 외국 디자이너들을 서치하면서 예상보다 업사이클 제품들이 무척 많아 놀랐답니다. 업사이클을 내걸고 하는 개인 디자이너들도 많고요. 이제 업사이클이라고 해서 특별할 것이 없을 정도로 기존 제품을 재료의 하나로 보고 있는 것 같아요.

 

Drop/Tide

-by Stuart Haygarth

페트병의 바닥 부분만 잘라 만든 거대한 물방울 모양의 샹들리에와 다양한 플라스틱 물건들을 주렁주렁 매단 샹들리에.

 

업사이클 디자인이란 건 어찌 보면, 자원이나 환경을 생각해야 할 미래의 디자이너들에게는 어떤 '숙제' 같은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앞으로 디자이너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나, 기성 디자이너들에게 업사이클 디자인과 관련해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숙제로 여기지 말았으면 합니다. 환경 의식이 있으면 좋겠지만 강요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업사이클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환경적인 것도 있지만 그 못지않게 이로운 점이 경제성과 시장성입니다.

우선 경제성에 관해 말씀드리자면 대부분 소규모인 디자인하우스에서 원재료로 공정을 하려면 돈이 들지만 버려진 것을 재료로 쓰면 공짜죠. 하다못해 기존 제품을 사서 쓰더라도 더 저렴할 수 있어요.

두 번째는 시장성인데 업사이클한 제품은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새 제품이 가지지 못한 유니크함과 스토리를 갖고 있어요. 남과 다른 것을 원하는 소비자를 설득하기에 좋은 무기를 갖고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빈티지를 찾고 오래된 것이 멋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장성은 더 커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 책을 통해 작가님께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디자인 장르에 속해 있지만 사실 이 책의 테마는 일상과 사물입니다. 디자이너가 아니어도 많은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흔히 쓰는 물건을 보며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었으면 해요. 사물을 매개로 한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가 지루한 일상을 흥미롭게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HOCKENHEIMER

-by njustudio

신문은 신문대로, 잡지는 잡지대로 쌓아 나무 받침대 위에 올려놓고 벨트로 고정하니 의자가 되었다.

 

 

저자 소개

조창원

책을 쓰고 만드는 작가이자 에디터. 서강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IT 기업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했지만 숫자보다 글자가, 디지털보다 아날로그가 좋았다. 직장을 그만두고 영국으로 떠나 런던커뮤니케이션대학(London Collage of Communication)에서 출판학을 공부했다. 디자인문화잡지 <지콜론>에 연재하던 '업사이클링' 칼럼이 본 책의 밑거름이 되었다.

출판사에서 단행본 편집자로 일하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다양한 책들을 세상에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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