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Seminar

이모션그래픽

여수엑스포 홍보 영상, 뉴트리라이트 TV CF, SK 브로드밴드, 현대카드, LG 기업 홍보 영상 등을 비롯한 다양한 개인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VKR 디자인의 정치열 대표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전’ 영상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모션그래픽이란 무엇인가’ 하는 개념 정의로 시작해, 그동안의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자신만의 작업 스킬과 노하우를 공개했다.

에디터. 이지영, 사진. g:studio

9월 13일 목요일 밤,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출판 브랜드 1984의 문화 공간에서 <지콜론>의 세미나 <정치열, 영상디자인이란 무엇인가>가 진행되었다. 영상디자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VKR 디자인의 정치열 대표가 모션그래픽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노하우를 전하는 자리였다. 모션그래픽을 활용한 다양한 영상과 그 제작 과정, 미공개 광고, 개인 작업 등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모션그래픽이란 모션과 그래픽의 합성어로, 풀이하자면 움직이는 그래픽이라 정의할 수 있다.

정치열은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모션그래픽을 ‘이모션’이라는 키워드로 세미나를 풀어나갔다. 그는 스스로의 경험에 비추어 ‘감성이 빠진 모션그래픽은 유통기한이 짧다’라는 것을 느끼고 배웠다고 전했다. 자신이 만든 용어인, 이모션과 그래픽의 합성어 ‘이모션그래픽’에 대해 이야기하며 감성과 정서를 기반으로 한 그래픽이 본인의 지향점임을 밝혔다.

그는 최근 영화, TV 광고, 인터랙티브 디자인, 시각미디어 분야들로 그 범위를 확장해나가고 있는 모션그래픽의 장점으로, 경제적이고 주목성이 뛰어나며 메세지를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또 표현 방법이 다양하다는 장점을 설명하며 모션그래픽의 활용 범위에 대한 실용성을 이야기했다. 반면 모션그래픽의 한계에 대해선, 가벼운 느낌이나 차가운 인상, 지나치게 그래픽적인 느낌을 꼽았다. 그는 그에 대한 대안으로 감성에 호소하는 아날로그 감성을 제시했다. 스톱모션기법이나 종이를 쓴다든지 하는 일반적 의미의 아날로그 장치뿐 아니라, 음악, 스토리와 같은 작은 부분에까지도 아날로그를 염두에 두고 제작하는 것이 단점을 극복하는 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차근히 모션그래픽의 역사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국에서 그래픽디자이너로 활동했던 솔 바스(Saul Bass)와 카일 쿠퍼(Kyle Cooper)의 작업을 함께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많은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를 작업한 솔 바스(Saul Bass)의 대표작 <Anatomy of Murder(1958)>, <Psycho(1960)>를 소개했다. 테크니션이 아닌 디자이너로서 수작업을 통해 모션그래픽의 효과를 낸 솔 바스는 모션그래픽의 역사에 있어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이어 자신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고 모션그래픽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부여해준 카일 쿠퍼를 언급했다. 그중 영화 <세븐>의 오프닝 시퀀스의 인상적인 타이포모션을 소개하며, 타이포모션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텍스트라는 것은 그 언어를 인지하는 사람에게 정보와 감정을 가장 잘 전달하는 오브젝트이기 때문에,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그 영상의 퀄리티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1981년 MTV의 개국과 함께 처음으로 방영했던 뮤직비디오인 Be the voice의 <video killed the radio star>를 소개했다. MTV를 통해 더 많은 뮤직비디오가 생겨나고 또 다방면에서 모션그래픽이 이용되면서 영상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다는 설명과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디오의 감성은 여전히 중요하다’라는 메세지의 이 노래의 제목을 따와 자신의 회사 이름을 짓게 되었다는 일화도 전했다.

그 외에도 모션그래픽의 미래적 가치와 VKR의 작업 과정을 함께 살펴봤던 이번 세미나는, 평소에는 다가가기 힘든 모션그래픽에 대해 조금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한걸음이 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