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upcycling

버려진 병에 생명의 불씨를

버려진 것들을 이용해 조명을 디자인하는 조안나 키마이어(Johanna Keimeyer). 그녀의 손길이 닿으면 버려진 페트병도 자유롭게 불타는 듯한 형상으로 부활한다. 베를린에 살고 있는 그녀는 철저한 작업 과정을 통해 유럽 전역에서 모은 쓰레기들을 유니크한 사물로 변신시킨다.

글. 조창원(객원 에디터)

 

 

조안나 키마이어(Johanna Keimeyer)

독일의 비트라 디자인(Vitra Design)에서 가구공과 장식업자로 훈련받은 후 베를린 예술대학과 도쿄의 타마 예술대학, 미국의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스쿨(RISD)에서 제품디자인과 패션디자인을 공부했다. 그녀의 조명 디자인 중 샹들리에 ‘La Rouge Pétillante’는 2009년 국제 디자인상(International Design Award) 의 제품디자인, 조명 부문에서 수상했다. 또한 멀티미디어 아티스트로서 사진과 비디오를 이용해 물을 시청각적 경험으로 전환시키는 작업도 하고 있다.

 

LA ROUGE PÉTILLANTE

66 x 52 x 52cm Badoit bottles, bulb, cable

프랑스 회사 바두아(Badoit)의 물병을 납땜용 인두를 이용해 여러 조각으로 잘랐다. 페트병을 곡선과 물결 모양으로 자르는 과정은 마치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았다고 한다. 접착제나 와이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각각의 조각들이 서로 얽히도록 만들었다. 샹들리에 밖으로 촛불이 삐져나오는 것처럼 만들기 위해 뚜껑의 일부가 남아 있는 병목들이 밖으로 튀어나오도록 했다. 2009년 국제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버려진 병으로 작업하게 된 계기는 뭔가. 병의 어떤 특성이 특히 매력적이었나

캄파나 브라더스(1980년대부터 버려진 물건들로 작업한 브라질의 디자이너 그룹)가 가르쳐준 것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 계기였다. “쓰레기를 보물처럼 다뤄라”, “쓸모 없는 것을 금처럼 다뤄라.”와 같은 메시지였다. 또 플라스틱이라는 소재에 대해 더 알고 싶었다. 작업을 하면서 플라스틱의 물성을 찾아내고 싶었다. 플라스틱이 어떻게 반응하고 또 한계는 뭔지도 알고 싶었다. 그런 시도가 샹들리에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샹들리에는 아름다움과 화려함을 상징하니까.

 

업사이클링이 어떤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하나 디자이너로서, 또 아티스트로서 매력적인가

지속가능한, 에코 디자인 혹은 아트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많은 사물들을 발견하고 싶다. 기성 제품들을 무작위로 결합하고 완전히 새로운 문맥에서 새로운 사물로 재창조하고 싶다.

업사이클링은 디자이너들에게 창작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이고 즐거움이다. 오래된 재료나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실용적이거나 예술적인 뭔가를 창조할 수 있다.

내가 아는 많은 업사이클링은 여전히 어떤 재료를 그 기능만 바꿔서 수명을 연장하는 데 그치고 있다. 그러나 길게 보면, 처음 재료마저 완전히 생분해성이 되도록 해서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

 

당신의 조명들은 불이나 새를 연상시킨다. 페트병의 경직된 이미지를 자유롭고 유연한, 흐르는 듯한 분위기로 변화시켰다. 이런 형태로 만들어야겠다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왔나

훌륭한 묘사 고맙다! 사실 아이디어 같은 건 없었다. 그냥 쓰레기나 빈 병 등을 쌓아놓고 시작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채로. 뭘 만들지에 대한 계획도 없었다. 그저 페트병을 여러 조각으로 자르기 시작했고 다시 결합시켰다. 아마 그저 내 느낌, 자유롭게 해체하고 싶은 욕망에 따랐을 거다. 그리고 그 감정을 제품에 표현하려 했다.

 

페트병으로 만들었다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무척 아름답다. 작업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물론 있었다. 조명을 만들 때 페트병이 너무 꽉 조여지고 빡빡해서 납땜용 인두에 손을 계속 데였다. 그리고 페트병은 꽤 단단해서 자르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하다. 또 페트병이 타는 냄새, 몸에 좋지 않은 냄새를 계속 맡아야 했다.

 

유리, 자기, 페트병 등 다양한 재료로 작업하는데 재료는 어떻게 택하나? 그리고 선택한 소재의 물성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나는 재료에서 자주 영감을 얻는다. 때로는 재료를 찾으면 그 재료가 나를 디자인으로 이끌고 간다. 또 때로는 미리 뭘 만들지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밑그림을 그린 다음 재료를 찾는다. 하지만 그런 과정은 언제나 물 흐르듯 흐르고 영감은 나 자신의 충동에서 일어날 수도, 재료를 보면서 떠오를 수도 있다.

 

만든 조명을 실제로 사용하나. 팔기도 하는 제품인가

그렇다. 이 조명들은 예술적인 제품들이고 주문을 받아 팔고 있다. 그중 몇몇은 어떤 가정이나 가게에서 쓰이고 있다. 내 아파트에도 여러 개 있다.

 

당신의 제품이 일상용품으로 쓰이는 게 좋나, 아니면 예술품으로 전시되는 게 좋나

일상적으로 쓰이든 전시되든 상관없다. 목적에 가장 적합하고 소유한 이에게 더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면 어느 쪽이든 좋다. 전시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뭐가 좋은지 볼 수 있을 것이고, 매일 바라보고 즐기길 원한다면 또 그렇게 하면 된다.

 

최근 도쿄의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도쿄를 좋아한다. 기억하는 한 나는 항상 일본에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2년 전에 타마 예술대학에 교환 학생으로 갔었는데 그 후로도 항상 반짝반짝 빛나고 생기가 넘치는 그곳에 가고 싶었다.

도쿄라는 사회는 크게 반대되는 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 한편으론 잘 조직되고 엄격한 노동 시간이 있고 다른 한편으론 매우 자유롭고 창조적인 면이 있다. 도쿄 사람들은 다른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라이프 스타일을 갖고 있다. 아마 그런 규칙들 때문에 극단적인 자유도 존재하겠지? 도쿄는 삶과 존재에 있어 하나의 모험이다.

 

TRASHURE

70 x 80 x 55cm, PET bottles, all kinds of plastic bottles, 2 bulbs, cable

빈 물병, 세제통, 화장품 케이스 같은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 쓰레기들로 만들었다. 납땜용 인두로 각 플라스틱 제품들에 구멍을 낸 다음 와이어로 바느질하듯 꿰어 하나로 만들었다.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빛깔을 주는 샹들리에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병들이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튀어나오게 만들었다. 마치 폭발하는 것처럼.

 

 

* 기사의 전문은 <지콜론> 8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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