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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성의 노예 / 오창섭 (해외배송 가능상품)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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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성의 노예 / 오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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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성의 노예 / 오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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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성의 노예

글. 오창섭

 

‘창조적이다’라는 말을 듣고 기뻐하지 않을 디자이너가 있을까? 오늘날 디자이너들에게 디자이너로서 가장 듣고 싶은 이야기를 말 하라고 한다면, 그리고 그 물음에 대한 답들의 순위를 정해본다면, ‘창조적이다’라는 평가는 분명 최상위에 자리할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예상되는 것은 창조적이라는 평가가 디자이너로서 자질과 재능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은 창조성에 관심을 가지고 창조적이기 위해 애쓴다.

사실 창조성은 이 시대의 주된 화두다. 개인은 물론, 기업도, 심지어 도시도 창조적이어야 한다고 난리들이다. 서점에는 창조성과 관련된 책들이 널려있고, 창조성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들에는 아이 손을 잡은 엄마들이 넘쳐난다. 시대를 고민하는 명사들의 칼럼 속에도, 스포츠 중계를 하는 아나운서의 말 속에도 창조성은 단골손님으로 등장한다. 모두들 하나같이 창조적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모두들 창조적이어야 한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왜 창조적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창조성이란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 그것은 바로 새로운 것이다. 따라서 창조적이어야 한다는 주문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라는 요구와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회는 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라고 하는 것일까?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 즉 돈이 우리의 구체적인 삶의 내용을 결정짓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이러한 사회가 어떻게 도래하였는지를 알아야 한다.

자본주의 역사에서 16~18세기까지는 상업자본주의 시대였다. 상업자본주의 체제에서 이윤은 상업, 혹은 교역에 의해 창출되었다. 상업은 지역마다 다른 자연환경, 그리고 다른 사회, 경제적 조건으로 인해 생기는 상품들의 가치 차이에 의존해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양모가 생산되지 않는 지역에서의 양모 가치는 양모가 생산되는 지역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데, 상인들은 양모가 생산되는 지역에서 값 싸게 양모를 구입하여 양모가 생산되지 않는 지역에 비싸게 내다파는 방식으로 이윤을 획득했던 것이다.

19세기에 이르러 자본주의는 산업자본주의로 변화하였는데, 산업혁명은 이러한 변화의 주된 원인이 되었다. 흔히 인류애를 가진 몇몇 천재적인 인물들의 노력에 의해 산업혁명이 촉발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 변화는 자본의 욕망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보아야 한다. 실제로 산업과 기술이 발전하는 이유를 보면, 일상의 요구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자본을 향한 욕망에 화답하여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일 그러한 발전이나 변화가 인류애나 인간의 윤택한 삶만을 위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오늘날 우리의 삶이 이처럼 건조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연적 조건의 차이로 인해 생기는 가치의 차이를 통해 창출되던 이윤은 상업이 확대되고 경쟁이 가열됨에 따라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누군가 양모를 내다 팔아서 많은 돈을 벌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그러한 방식으로 장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밖에없다. 그런 상인들이 늘어나면서 경쟁은 치열해졌고, 그에 따라 양모가 생산되지 않는 지역에서의 양모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이윤 확대를 꿈꾸는 자본가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러한 상황은 분명 위기였다. 자본을 향한 욕망은 이러한 어려움을 산업적 생산방식을 통해 극복하였다.

기계가 만들어 내는 제품들은 그 자체로 새로운 것이었고, 따라서 생산과 함께 바로 팔려 나갔다. 그러나 이 역시 시장의 포화로 난관에 봉착하였다. 하지만 자본의 욕망이 여기서 포기할 리가 없다. 난관은 신제품을 만들어내고, 그것의 새로움을 강조하는 것으로 곧 해결되었다. 신제품들은 이전 제품보다 더 확장된 사용성과 기능성을 암시하였다. 무엇보다 신제품들은 타인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허영을 자극하며 판매되었다. 이제 소비가 인간의 불안한 심리를 달래고, 그 자체로 말을 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바로 이 시기에 산업디자이너라는 주체가 본격적으로 등장하였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이것은 역사 속에서 그들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를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창조성은 자본의 욕망을 위해 사용되었다. 사실 오늘날 디자이너의 역할도 선배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사용자들이 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기업에서 그들은 이전에 생산된 제품들과 다른, 새로움의 기호들을 만드는 일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더 나아가 자신들의 욕망을 부와 권력을 가진 주인의 욕망에 일치시키기도 한다. 주인의 이득이 마치 자신의 이득이라도 되는 양, 주인이 걱정할 일을 자신이 걱정하고, 주인이 욕망하는 것을 자신이 욕망한다. 그래서 팔릴 수 있는 새로운 것을 만들었을 때 기뻐하고,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 기꺼이 밤을 샌다. 바로 이들로 인해 주인은 언제나 주인의 자리에 머물 수 있는 것이다. 창조성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낡은 쓰레기들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기도 하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창조성을 강조하는 것은 자본의 논리가 그만큼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나는 우리 디자이너들이 ‘창조적인 것은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이해, ‘창조적이어야 한다’는 이해에 의문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창조적이어야 한다’는 당위가 누구의 욕망이 반영된 것이지, 무엇을 위해 창조적이어야 하는지를 물어야 한다고 본다. 창조성이라는 그럴듯한 말의 노예로 살고 싶지 않으면 말이다.

 

오창섭

오창섭은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문화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서는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저서로 『디자인과 키치』, 『이것은 의자가 아니다: 메타디자인을 찾아서』, 『인공낙원을 거닐다』, 『9가지 키워드로 읽는 디자인』, 『제로에서 시작하라』 등이 있으며, 현재 건국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메타디자인연구실(Meta Design Lab.)’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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