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Feature

디테일을 말하다

DETAIL of the DETAIL

디테일리스트들이 꼽은 최고의 ‘디테일’

‘디테일(Detail)’에 대해 논의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과연 디테일이란 무엇인가’하는 난제에 부딪히게 된다. 어쩌면 더없이 추상적인 ‘디테일’에 대한 개념 정리부터가 쉽지 않은 해결 과제임이 분명하다. 지콜론은 이달의 특집 주제인 디테일을 정의하며 특별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과정상의 중요한 요소’로서 주목했다. 그리하여 작업과정이 궁금할 정도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보여주는 예술가들을 선정해 그들에게 ‘디테일’을 물었다. 그들의 디테일에 대한 생각은 다분히 관념적이거나 지극히 현실적이었으며, 다른 동시에 놀랍게도 닮아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는 잠시 미루고 여기 먼저 우리의 ‘디테일리스트’들이 꼽은 ‘디테일리스트’들을 공개한다.

QUESTIONS

1. 자신이 속한 장르에서 가장 디테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2. 이유는 무엇인가

3. 장르를 막론하고 가장 디테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4. 이유는 무엇인가

배세화 가구디자이너

1. 최병훈

2. 작품에 디테일이 없다. 디테일이 없다는 점이 디테일의 끝인 것 같다. 정말 ‘없어지는 디인’이다.

3. 도널드 저드(Donald Judd)와 같은 미니멀리즘 작가들.

4. 형태가 거의 없을 정도의 미니멀한 작품들이야말로 완벽을 향하는 디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강민지 UI디자이너

1. 사람 말고, 작품. ‘Synthetic infatuation’에서 제작한 ‘Hipstamatic’이란 사진앱.

2. 아날로그적인 요소와 아이폰에서의 편리성을 가장 잘 조율하고 표현해낸 앱. 필터 효과가 드라마틱하고 렌즈는 물론 필름과 플래시, 심지어 카메라 바디까지도 구매 설정이 가능한 디테일이라니!

3. ‘공한체’와 ‘아리따체’를 디자인 한 글꼴디자이너 한재준.

4. 그가 디자인한 공한체는 우리나라 탈네모틀 글자를 정착시킨 역사적 글꼴이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신재희 패션디자이너

1. 랑방

2. 내가 생각하는 디테일의 개념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디테일의 개념에선 가장 근접하다고 생각한다. 랑방의 남성복은 균형감이 좋다.

3. 화가 이우환

4. 그의 작품은 디테일이 없는 하나의 덩어리다. 그리고 난 그게 디테일이라고 생각한다.

권민호 일러스트레이터

1. 스튜어트 매키넌(Stewart Mackinnon)

2. 정치적인 내용을 정밀하고 완성도 높은 표현방식과 초현실적인 감각으로 풀어내 독자적이고 고유한 세계를 보여준다.

3.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Glenn Gould)

4. 연주를 들으면 딱딱 맞아 떨어지는 기계 같으면서도 그 안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있다. 건반 하나하나를 칠 때 나오는, 음의 종류 자체에 대해 고민하는 디테일로부터 나오는 아름다움이 아닐까 싶다.

심우진 타이포그래퍼

1. 토다 츠토무

2. 그가 디렉팅한 디자인 담론 계간지 <d/SIGN>을 보면 디테일이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다양한 화제의 스펙트럼 속에서 튀어나오는 예리함이 큰 재미이다. ‘디자인’이 아닌 ‘디자이너’에 대한 교과서이다.

3. Mac OS를 만들어 낸 이들.

4. 쓰기 편하고 아름답다. 꽤 오래전부터 그랬다. 그리고 현재진행형이란 점이 중요하다. 마치 롤링스톤즈처럼.

박상일 북디자이너

3. 건축가 조성룡

4. 그의 건축은 건축물과 그것을 둘러싼 환경,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 등 모두를 아우르는 작업이다. 전체적인 것이 고려된, 삶과 사람을 생각하는 디자인, 멋진 디테일이다.

강석권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3. 제임스 카메론과 픽사(PIXAR)의 영화들

4. 치밀하게 계산된 꼼꼼한 결과물을 디테일이라고 한다면, 그들이 만들어 낸 3D 영화들의 장면장면이 바로 디테일 그 자체일 것이다.

홍보라 갤러리 팩토리 디렉터

1. 마키시 나미(Makishi Nami)

2. 첫 만남에서 개인 작품 활동의 일환으로 작업 중인 나무 책장을 위한 약 30페이지에 달하는 디테일한 도면을 보여주었던 기억이 난다. 디테일한 도면에서 받은 감동도 감동이지만, 비교적 저렴한 나왕을 소재로 묵직함, 단호함, 게다가 일본 특유의 밀도 높은 짜임새를 지닌 작업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Airside 런던에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

1. 사람 말고, 물건이다. 플루멘(Plumen) 전구는 아주 멋진 디자인 작품이다.

2. 2010년 훌거(Hulger)와 사뮤엘 웰킨스(Samuel Wilkinson)의 협업으로 태어난 이 제품은 친환경 제품으로 갖춰야 하는 모든 친환경 자격 증명서를 가졌다. 플루멘(Plumen)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것이 전구의 전통적인 디자인 제약을 무시하고 전구에 할당된 공간을 확장했다는 사실이다. 아름답다.

1-2. 그리고 내가 정말 사랑하는 다른 물건은 빅토리녹스 스위스 아미(Victorinox Swiss Army)의 펜나이프(penknife).

2-2. 정말 유용하고,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디자인의 고전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펜나이프이다. 오랜 시간 사용해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펜나이프의 디테일을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