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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_ 페다고지의 디자인 산책 돌봄과 순환의 영토 _ 텃밭 -조해영- (해외배송 가능상품)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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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_ 페다고지의 디자인 산책

돌봄과 순환의 영토 _ 텃밭

/조해영

 

모든 도시의 그린은 도시의 칙칙함을 밝히는 조명 같다. 회색 빛 콘크리트와 차가운 유리 성벽들 군데 군데 푸른 가로수, 잔디, 공원들은 그나마 우리의 몸이나 눈을 잠시 편안하게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인공적으로 인간이 길들인 자연임은 부인하지 못하고, 단지 눈으로 즐기기만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러다가 우리나라의 길거리나 골목을 따라 가다 보면 우연히 만나게 되는 작은 텃밭, 커다란 화분 속의 채소들은 무언가 낯설지만 편안하게 느껴진다. 이들은 비좁은 골목길 혹은 누추한 어떤 공간에서라도 제각각 생명력을 내뿜고 있다. 한국의 일상 속에서 텃밭이 만들어 내는 자연 풍광은 매우 친근하다. 텃밭은 모든 계획적인 디자인이 완결된 후에 구획되거나 기획되지 않은 일상의 겹에서 거듭하며 자생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생겨나는 텃밭의 지형도는 마치 도시라는 거대한 생명체에 산소를 공급하는 허파처럼, 몸 전체 구석구석까지 인공 그린과 함께, 아니 그 보다 더 푸르게 한국 도시의 생명력을 강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텃밭의 존재 형태에서 한국적 맥락의 그린을 찾아볼 수 있다.

텃밭의 미덕- 대안적 디자인 행위 ‘돌봄’

텃밭에서 대안적 디자인 행위를 발견한다. 생명의 돌봄이라는 새로운 디자인 미덕이다. 낡고 오래된 것을 버리는 근대적 디자인의 과정에서 돌보는 행위는 주요한 문제가 아니었으나, 현재 디자인 윤리성의 문제, 환경의 문제를 고려해 볼 때 돌봄의 행위는 디자인적 활동으로 확장될 수 있으며 이 행위에 대한 의미에서 디자인의 인문학적 역할과 그 답을 구할 수 있다. 우리는 다른 생명을 돌봄으로써 인간 본연의 삶을 창조하고 유지하는 능력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물건의 생산이나 제작 행위가 아닌 돌보고 기르는 과정 자체에 대한 사유가 21세기 디자인이 요구하는 당위적 영역이다. 텃밭에서 이루어지는 노동은 온전히 몸과 관련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생산되는 결과물은 매우 복합적인 것을 발견하게 된다. 행복, 만족, 결실에 대한 흥분, 그것으로 땀을 흘리고 난 다음의 편안함이라든가 귀속감 같은 정서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마이클 하트는 이러한 스스로 만족감을 창조해 낼 수 있는 삶의 능력을 삶 능력이라고 칭하고 있다. 삶 능력은 돌봄 노동과 같이 인간적 접촉행위나 소통방식을 통하여 생산된다. 노동의 결과물이 물질적인 상품이 아니라 사회의 소통방식을 생산하고 보이지 않는 비물질적인 가치를 생산해 내는 것이다. 이러한 빗물질적 가치와 노동은 자본으로 교환되지 않지만 또 다른 생명과 가치를 창출하면서 우리는 삶을 이어갈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한다. 이러한 ‘돌봄’의 행위와 의미를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는 디자인이 바로 한국적 ‘텃밭’이다.

한국적 맥락의 그린 디자인

한국의 ‘텃밭’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실은 자연의 사용이나 인식이 그 사회가 지닌 총체적 맥락에 의해 규정된다는 것이다. 텃밭에서는 한국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적 흔적을 만나게 된다. 농경민족으로서 땅을 경작하고 작물을 재배하던 습성이 도시화 과정에서도 지속되어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을 방문한 서구인들이 공통적으로 특이하다고 지적하는 것이 한국에서는 어떤 작은 땅도 놀고 있는 것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길거리의 한 모퉁이에서도, 골목길 대문 옆에서도, 심지어는 대문의 지붕 위에서도 상추가 자라고, 고추가 자라나는 광경을 보면서 특이한 관습이라고 말하며 즐거워한다. 이렇게 텃밭은 서구식의 관상용 잔디와 정원, 혹은 공원과는 다른 층위의 녹색을 제공한다. 씨 뿌리고, 가꾸는 생명체를 돌보는 과정, 그리고 먹음직스러워지면 그 생산물을 부엌으로 가져가 섭취하고 그 다음의 부산물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적극적인 인터랙션이 이루어지는 것이 또한 텃밭의 또 다른 미덕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텃밭은 한국적 그린 디자인이다. 우리가 도시화와 근대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추방하고 잊어버리고자 했던 자연에 대한 적극적인 가꿈과 재순환의 인식, 자연을 지배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생태적 순환의 일부가 되는 과정, 일상생활에서 작위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아닌 생활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계획되어 실천하는 것이 텃밭이라면 이는 디자인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해석된다. 씨를 뿌려 자연과 소통하게 되고 버려지고 죽어가는 것들까지 다시 땅으로 돌려보내 새로운 생명을 돌보는 에너지로 변환시킴으로써 자연과의 총체적인 생태 디자인을 완성하게 된다. 이렇게 골목 사이, 길거리 자투리땅에 생겨난 텃밭은 돌봄과 적극적인 생태 디자인적 일상을 보여주는 한국적 그린 디자인이다.

지붕 위의 텃밭, 삼선동 고유의 그린 디자인

삼선동 장수마을에는 지붕 위에도 텃밭이 있다. 시멘트 벽 위에 개량 슬레이트 지붕이 덮여 있어 올라갈 수 있다. 마치 옥상에 있는 정원처럼 푸르게 가꾸어져 있는 식물들은 대부분 식용작물이다. 파, 깻잎, 토마토가 왼쪽부터 나란히 그림을 형성하여 이 동네를 푸르게 하고 있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생명력이 가득한 식물과 채소들. 시간과 함께 특정한 장소에 형성된 이 작은 식물원은 다양한 용기에 담겨 적당한 자리에 배치되어 생겨났다. 원래 있던 평상과 계단이라는 공간의 요소를 충분히 활용하여 만들어져 있어 매우 짜임새 있는 그린 디자인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생명력과 잊었던 후각, 촉각과 같은 감각을 일깨운다.

한국적 맥락의 그린

골목길 사이사이에 푸른 식물과 작은 꽃들이 화분이나 재활용 플라스틱, 혹은 스티로폼과 같은 그릇에 심어져 있다. 텃밭은 자투리 땅에 일구어지기도 하지만 이렇게 자연스럽게 영역을 이루며 생겨난다. 이 작은 땅에서 자라는 식물이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채소라는 점도 특이하다. 집 주변에서 상추, 호박, 깻잎과 같은 채소를 직접 길러서 먹는 행위는 농경사회를 경험했던 한국 사람에게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이고 생활이다.

일상에서 사용되다가 쓸모 없게 된 용기를 재활용하여 다시 거듭난 텃밭. 색색의 플라스틱 통들이 옹기종기 줄을 서서 어린 모종을 길러내고 있다. 집의 담장을 따라 골목을 수 놓고 있는 식물들은 대부분 재활용기에서 키워지고 있다. 무조건 내다 버리는 일보다는 다시 활용하고 자투리 공간을 사용하여 생명력을 불어 넣는 행위는 주변을 돌보고 조화롭게 하는 한국적인 맥락의 그린 디자인 개념이다.

생명의 돌봄

자신의 집 앞에서 생강을 키우시는 아주머니. 아저씨가 생강 뿌리를 시장에서 사와 철판 화분까지 직접 만들어 주셨다고 한다. 하지만 이 생강을 돌보고 키우는 일은 아주머니가 하신다며 귀찮아하시면서도 열심히 해충을 쫓고 계신다. 자신이 거주하는 집 외부에 작은 담장과 텃밭을 겸한 이 틈새 공간에 생강을 직접 길러 김장할 때 양념재료로 쓰신다고 한다.

이 집의 주인공은 창가에 식물을 키우고 있다. 회색 콘크리트에서 색감을 느낄 수 있는 물체는 빨간색 굴뚝막이의 뚜껑과 그린색 식물뿐이다. 산꼭대기의 옥탑방에서 발견한 그린에서는 식물의 생명력보다는 그것을 돌보며 삶의 희망을 꿈꾸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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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영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시각문화와 공간에 대한 역사와 이론을 꾸준히 공부해 왔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편견을 극복하고 서로 미워하지 않고 마음으로 보고 행동하려 늘 노력하며 살고 있다. 사람을 진심으로 세련되게 대하는 방법 중 하나는 ‘가진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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